메이슨의 일상과 성장의 기록 <보이후드>
영화는 여섯 살 소년 메이슨 주니어가 누나 사만다와 함께 텍사스에서 사는 모습으로 시작됩니다. 부모인 올리비아와 메이슨 시니어는 이미 이혼한 상태이며, 아이들은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올리비아는 보다 나은 삶을 위해 대학에 진학하려 하고, 아이들을 데리고 새로운 도시로 이사하게 되었습니다. 아버지 메이슨 시니어는 오랜만에 아이들을 만나며, 그들과의 관계를 회복하려 하지만 주말에만 잠깐씩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는 한계를 느끼고 맙니다. 그는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인물로, 현실적인 책임감보다는 아이들에게 순간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타입이며 아이들의 삶에 깊이 개입하진 않았습니다. 반면, 어머니 올리비아는 실질적인 양육을 책임지며, 안정적인 삶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실질적 가장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사 후, 올리비아는 대학에서 심리학을 공부하며 교수인 빌과 가까워지게 되고, 결국 그와 재혼하게 되면서, 메이슨과 사만다는 새로운 가족과 함께 살기 시작합니다. 새로운 환경에서 메이슨은 점차 사춘기로 접어들게 되었습니다. 계부 빌은 처음에는 친절한 모습이었지만, 점차 엄격해지고 폭력적인 성향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는 술을 마시고 아이들에게 강압적인 태도를 보이고, 메이슨이 머리를 기르는 것을 못마땅해하며 강제로 자르게 하기도 하며 아이들을 존중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게 됩니다. 결국 메이슨과 사만다는 또 다른 불안정한 가정환경에 노출이 되어버립니다. 올리비아는 결국 빌과 이혼을 결심하고, 아이들을 데리고 다시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나게 됩니다. 메이슨은 이 과정에서 가족이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것에 혼란을 느끼게 됩니다. 그는 학교에서 친구들과 어울리고, 여자친구도 사귀며, 점점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기 시작합니다. 아버지 메이슨 시니어는 여전히 아이들과 주말마다 시간을 보내지만, 그 역시 새로운 가정을 꾸리게 되고, 메이슨 주니어는 아버지가 변화하는 모습을 보며, 삶의 복잡성과 다양성을 받아들이며 이해하게 됩니다. 한편, 중학교에 진학한 메이슨은 점차 자신만의 관심사를 찾아가기 시작합니다. 그는 예술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특히 사진 촬영에 흥미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사진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 시기 메이슨은 첫 연애를 경험하고, 친구들과 어울리며 점점 독립적이고 개성적인 성향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는 학교생활에 크게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전통적인 교육 방식에 반항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사진이라는 취미를 통해 점점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고등학교에 진학한 메이슨은 본격적으로 예술과 사진을 공부하기 시작했고, 그는 자유로운 사고방식을 가진 선생님의 영향을 받으며, 자신의 길을 찾아가기로 결심합니다. 예술적인 감각을 키워가며, 사진작가로서의 자신의 가능성을 염두하기 시작합니다. 이때 메이슨은 여자친구 셰나와 깊은 사랑에 빠지는데, 두 사람은 장밋빛 미래를 꿈꾸지만, 현실적인 문제로 이별을 겪게 되었습니다. 메이슨은 사랑과 이별 후 인생의 허무함을 느끼며 방황하는 한편, 아픈 시련을 통해 더욱더 성장하게 됩니다. 아이의 성장은 곧 부모로부터 독립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어머니 올리비아 역시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집을 떠나게 되면서 공허함을 느끼게 되고, 메이슨이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집을 떠나는 날 감정적으로 무너지며 더 이상 곁에 아이가 없다는 사실에 쓸쓸해하며 현실을 받아들입니다. 아버지는 이제 한 가정의 가장이 되어 보다 성숙한 모습으로 변화하였고, 그는 아들에게 삶의 방향에 대해 조언하며, 스스로의 길을 찾을 것을 권유해 주었습니다. 영화의 마지막에서 메이슨은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새로운 도시로 떠났습니다. 그는 기숙사에서 룸메이트와 친구들을 만나고, 새롭게 시작될 인생에 대한 기대감을 갖습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메이슨은 새로 만난 친구들과 자연 속에서 대화를 나누며, 삶은 순간순간을 살아가는 것임을 깨닫습니다. 영화는 특정한 결론을 내리지 않고, 메이슨이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갈지 관객들 상상에 맡겨놓고 열린 결말을 남긴 채 끝이 나게 됩니다.
인생을 담아낸 걸작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보이후드>는 기존 영화들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영화는 2002년부터 2013년까지 같은 배우들이 12년 동안 촬영하며, 배우들의 실제 나이 듦과 성장 과정을 그대로 담아냈었는데 이는 영화 역사상 전례 없는 실험적인 방식으로, 영화의 몰입도를 극대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습니다.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은 "실제 성장 과정을 기록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라고 밝히며, 각 배우가 매년 몇 주씩 모여 촬영하는 방식으로 영화를 완성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등장인물들은 극적인 연출 없이도 현실적인 변화를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었습니다. 먼저 에이슨역을 맡은 엘라 콜트레인은 6살 소년에서 18살 청년이 되기까지, 실제 성장 과정을 그대로 담으며 영화 속 메이슨이 실제로 성장한 것 같은 효과를 주었습니다. 연기를 하는 배우의 자연스러운 성장과정을 닮았을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성장 영화들이 보여주었던 특정 사건이나 갈등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극대화시켜 전개하지만, 보이후드는 크게 드러나는 사건 없이 하지만 결핍이 있는 여느 가정 속 모습을 있는 그대로 자연스럽게 흘러가두도록 보여주었습니다. 그래서 메이슨은 특별한 서사를 담기보다는 담담하게 평범한 사람의 성장 과정을 자연스럽게 담았으며, 클라이맥스 없이 일상의 작은 순간들을 모아 관객들이 겪었던 경험과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연출하였습니다. 부모님의 이혼, 첫사랑과 실연, 새로운 학교의 입학을 하면서 적응하는 시기가 졸업등 일상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진행합니다. 오히려 이러한 연출로 인해 관객들은 자신들이 과거를 쉽게 떠올리며 감정적으로 몰입이 용이하도록 하였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철부지 아이가 청년이 되듯 부모 역시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사실 부모라는 존재도 완벽하지 않은 계속 성장해야 하는 존재임을 보여줍니다. 이처럼 리처드 링클레이터는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성장하며 변하는 것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방식을 택했기 때문에 제작기간이 길어지게 되었습니다. 보이후드는 단순한 성장영화가 아닌, 시간이 흐르며 사람들은 변하고 성장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품으로 다큐멘터리처럼 일상을 덤덤히 표현하였습니다. 강렬한 사건이 없이도, 인생이 흐르는 방식을 그대로 보여주며, 관객들에게 자신의 삶을 돌아볼 기회를 제공하였습니다.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이러한 고집은 평범한 사람을 상징하는 메이슨의 인생을 담아낸 걸작으로 탄생하였습니다. 우리가 인생에서 중요한 순간을 깨닫는 것은 항상 나중에 깨닫기 때문에 누구나 한 번쯤은 자신의 성장 과정을 돌아보고 싶을 때, 보이후드를 감상하며 인생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