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오세암> 줄거리
어린 소년길손과 그의 누나 감이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부모를 잃고 고아로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감이는 시각장애를 자기고 있어 앞을 볼 수 없었고, 그러한 누이를 지키면서 순수한 마음을 간직한 길손과 서로 의지하며 살아갑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만난 스님이 어린 아이들이 추위와 굶주림에 큰일이라도 날까 봐 걱정되는 마음으로 절로 데려오고, 남매는 정착하여 살아가게 됩니다. 절의 이름은 오세암으로 남매는 스님들에게 따뜻한 보살핌과 위로를 받으며 안정을 찾게 됩니다. 활발하고 장난기 많은 성격의 길손의 장난이 조용하던 사찰을 떠들썩하게 만들면서 스님들에게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만들어줍니다. 반면 내성적이지만 사려 깊은 감이는 오세암의 자연과 스님의 가르침에 더 넓은 내면의 세계를 가꾸면서 단단한 내실과, 마음의 평화를 느낍니다. 그러던 중 두 남매를 처음 거두었던 스님이 길손에게 관음암이라는 곳을 설명해 주며 누이의 시야를 찾아주기 위한 수행을 권유합니다. 활달한 성격을 가진 어린 길손에게 다소 어려운 제안이었지만, 이 수행을 마친다면 누이 감이의 시력을 되찾을 수 있다고 믿고 험난한 수행을 결심합니다. 외롭고 힘든 암자에서 누나와 함께 있지 못하지만 누나의 마음은 함께 한다는 생각과 골방 벽에 걸려있는 관음보살 그림을 엄마라고 부르며 외로움을 견딥니다. 가을에 월동준비를 위해 스님은 길손을 홀로 둔 채 시장으로 떠나면서 암자를 비우게 되지만 눈이 많이 온 산길에 사고가 일어나고, 눈 덮인 관음암으로는 이듬에 봄까지 돌아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50일 만에 관음암으로 찾아온 감이는 암자에서 목탁 소리와 함께 관세음보살을 외우는 소리는 듣게 됩니다. 그리고 맨발의 길손이 나와서 엄마가 밥도 주고 함께 놀아 주었다고 말합니다. 길손의 뒤로 하얀 옷을 입은 여인이 나타나 길손을 안으며 이 어린아이의 모습이 하늘의 모습이며 부처님이 되었다고 말한 뒤 스스로 파랑해가 되어 날아간다. 그리고 이 순간 감이의 눈이 떠지는 기적이 일어납니다. 결국 길손의 순수하고 싶은 사랑이 감이에게 큰 선물을 주었지만 냄매는 결국 재회하지 못한 채 슬픈 결말로 끝을 맞이합니다.
불교설화와 비교점
애니메이션 오세암은 원래 불교의 설화로 출발하여 여기에 영감을 받은 작가가 동화로 만든 후 애니메이션까지 제작되었습니다. 오세암은 강원도 설악산 봉정암 근처에 실제로 존재하는 암자로, 이곳에 얽힌 설화는 오래전부터 내려오고 있습니다. 오세암이라는 이름은 다섯 살 된 어린아이가 보살이 되었다는 전설레 유래된 이름으로, 불교 신앙의 기적과 어린아이의 순수함을 통해 깨달음에 이르는 과정의 이야기로,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신앙적인 의미를 심어 주었습니다. 옛날, 한 어린 소년이 눈먼 어머니와 함께 설악산 근처에 살고 있었습니다. 앞을 보지 못하는 어머니를 아들은 지극 정성으로 모시고 있었습니다. 두 모자의 생활은 매우 가난하였지만, 서로를 위한 사랑만큼은 순수하고 깊었습니다. 어느 날 소년은 어머니의 눈을 뜨이게 하는 방법을 위해 봉정암을 방문하였고, 봉정암 스님은 소년에게 산속 작은 암자인 에서 수행하면 어머니의 눈을 뜨이게 할 수 있다고 알려주게 됩니다. 소년은 어머니를 위해 작은 암자에서 지극정성으로 기도와 수행을 하였습니다. 혹독한 산속의 겨울 추위에도 바람을 맞으며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어머니를 위해 빌고 또 빌었습니다. 결국 소년의 간설한 기도가 하늘에 닿아 기적이 일어났고, 소년의 어머니는 눈이 떠지게 됩니다. 하지만 혹독한 겨울 추위를 이겨가며 기도하였던 소년은 지치고 쇄약 해져서 결국 세상을 떠나게 되고, 소년의 희생으로 눈을 뜬 어머니는 아들을 잃은 슬픔에 오열하게 됩니다. 이후 사람들은 소년의 순수한 마음, 희생적인 사랑, 신앙의 믿음을 기리기 위해 그 암자를 오세암으로 부르게 되며 불교 신앙에 깨달음과 자비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설화로 자리 잡게 됩니다. 애니메이션에서 모자 사이를 남매사이로 변경시켜 연민을 더 부각시켰고, 어린 길손이 눈을 감은 자리에 파랑새가 날아가는 장면으로 대체시켜 직접적인 비극을 보여 주는 대신, 숭고함을 상징적으로 표현하였습니다. 캐릭터의 길손, 감이라는 구체적인 이름도 설정하여, 앞으로 이 둘이 마주할 운명을 관객들에게 더 깊숙이 각인시키는 장치가 되었다. 불교의 신화는 효심, 신앙 등 종교와 도덕적인 관념이 두들어지게 나타났다면, 이 작품에서는 오누이의 삶을 연민의 시선으로 바라봤으며, 가족의 사랑과 가족을 위한 숭고한 희생 등 인간 내면에 남아있는 순수함과 숭고함을 나타냈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작품성
애니메이션 오세암은 단순한 동화를 넘어선 예술적 작품으로, 한국 애니메이션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준 중요한 작품입니다. 정채봉 작가의 원작 동화에 담긴 감동적인 스토리와 성백엽 감독의 정교한 연출, 그리고 따뜻한 수채화풍의 배경이 조화를 조화를 이루며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합니다. 당시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은 기술적, 재정적 한계로 인해 험난한 상황에 놓여 있었습니다. 대규모 제작비나 첨단 기술 없이도 작품을 완성해야 했던 제작진은 창의적인 연출과 정교한 스토리텔링으로 이 문제를 극복했습니다. 동화를 읽는 듯한 감성을 전달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화면 전반에 수채화 같은 따뜻한 색감과 자연 풍경을 담아냈습니다. 이러한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작품을 출품하여 2004년 안시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 최우수 장편 애니메이션 상을 수상하며 한국 애니메이션의 저력을 세계에 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안시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아시아 애니메이션이 대상을 수상한 것은 오세암이 처음으로 한국 애니메이션의 역사적인 순간으로 기록되었습니다. 게다가 도쿄 국제 애니메이션 페어에서도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하였는데. 서정적인 표현과 동양적 철학을 담은 이야기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 외에도 CICAF, 시카고 국제 어린이 영화체, 브라질 애니마 문디, 토론토 국제 영화제, 노르웨이 트롬쇠 국제 영화제등 세계 영화제에서 그 작품성을 인정받고 수상 받으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국내 관객들에게는 외면받으며 10만 관객 동원에 그친 채 종영되어 많은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저조한 국내 흥행과 무관하게 해외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았으며 웰메이드 애니메이션 반열에 올랐습니다.